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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하고 집에서 나왔닷!
마음이 복잡할 때 잠시 바람을 쐬는 건 참 좋은 선택이에요. 아래는 혼자 카페에 앉아 있는 순간을 담은 감성적인 글입니다.
💛 레몬생강차 한 잔, 마음에 바람이 스며들다
남편과 말다툼을 하고 나왔다. 평소라면 마음속에서 몇 번 씹고 삼키고 말았을 말들이, 오늘은 꼭 혀 끝에서 튀어나오고 말았다. 그렇게 서로 등을 돌렸고, 나는 핸드폰만 챙겨 들고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햇살은 따갑고 마음은 더 뜨겁다. 화가 났다. 속상했다. 섭섭함과 서운함이 한데 엉켜서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어디라도 좋았다. 그저 혼자 있고 싶었다.
가까운 할리스 카페로 들어섰다. 평소엔 달콤한 라떼를 주문하곤 했지만, 오늘은 시원한 레몬생강차가 눈에 들어왔다.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은 그 중간의 무언가가, 지금의 내 기분 같았다.
컵을 손에 들고 창가 자리에 앉았다. 햇살은 유리창 너머로 들어와 눈부시고, 지나가는 사람들 속엔 아무 일도 없는 평온함이 가득했다.
나만 이렇게 뒤집힌 세상에 있는 것 같았다.
생강의 알싸함이 목을 타고 넘자, 문득 눈시울이 따끔해졌다. 레몬의 새콤한 맛이 입 안에 퍼질 땐, 억지로 눌러놨던 감정이 툭 하고 올라왔다. 왜 이렇게 속상한 걸까. 나는 언제부터 이렇게, 늘 참는 사람이 되어 있었던 걸까.
결혼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를 이해하고 아껴주자던 약속은 어느 순간 일상이 되었고, 일상은 때로 무심하게 나를 지나쳤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누구 하나 미워할 수도 없는 그런 감정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 켠은 고요하게 시끄럽다.
이런 날엔, 아무 말 없이 곁에 있어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간절한데.
그 말을 기다리다 지쳐서 먼저 터뜨려버린 내가, 더 미워진다.
그래도 이렇게 나와서 차 한 잔 마시며 앉아 있으니, 조금은 가라앉는다. 뺨을 스치는 바람, 머리카락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아이 웃음소리까지. 세상은 여전히 평온하고, 그 속에서 나만 잠시 숨 고르기를 하는 중이다.
레몬생강차가 반쯤 비어가듯, 마음속 화도 조금씩 줄어든다. 오늘 밤쯤엔, 아마 먼저 말을 걸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그가 먼저 말 걸어오기를 기다리는 내가 있을지도 모른다.
(얼음까지 다 먹어버림-아직도 속이 뜨거워)인생은 이렇게 조금씩, 참아가며, 이해하며, 다시 다정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여러분은 배우자와 말다툼하면, 어떻게 하시나요? 대화도 안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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