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차 간호사가 알려주는 요양병원 환자 체중 감소 3가지 비밀
요양 병원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치매가 있거나 또는 없거나 무관하게 어떤 시점이 되면, 식사 양이나 비위관으로 꾸준히 영양 공급이 되더라도 "어! 왜 이렇게 갑자기 야위시지?"라고 의문이 들 때가 찾아옵니다.
입원환자분들만이 아니고, 자택에서 생활하다가 입원 오시는 분들 조차도 예외는 아닙니다. 많은 보호자께서 "우리 부모님, 어제까지는 화장실도 스스로 가셨는데 왜 갑자기 뼈만 남으셨을까요?"라며 눈시울을 붉히시곤 합니다. 식사를 꾸준히 하시거나 비위관(Levin tube)을 통해 영양을 공급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2주 사이에 눈에 띄게 야위어가는 현상은 단순히 '노화'라는 단어 만으로는 설명하기 부족합니다. 임상 현장에서 관찰되는 이 급격한 변화 뒤에는 우리 몸의 복잡한 대사적 붕괴 과정이 숨어 있습니다.
1. 악액질(Cachexia): 영양 공급보다 빠른 소모의 시작
악액질은 단순히 못 먹어서 마르는 '기아' 상태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는 암, 치매, 만성 염증성 질환 등 기저 질환에 의해 신체의 대사 균형이 완전히 깨진 상태를 의미합니다. 종양 괴사 인자(TNF-α)와 같은 염증 물질이 체내에 분비되면서 뇌의 식욕 조절 중추를 마비시키고, 동시에 근육과 지방을 강제로 분해합니다.
병원에서 "분명 비위관(콧줄)로 영양액을 다 넣어드렸는데 왜 뼈만 남나요?"라고 묻는 경우, 바로 이 악액질이 진행 중일 가능성이 큽니다. 아무리 고 칼로리를 주입해도 몸이 이를 '건축 자재'로 쓰지 못하고 버리거나 소모해버리는 것이죠. 뼈와 가죽만 남는 'Bone & Skin' 상태로 가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며, 이는 체력을 급격히 저하 시켜 낙상이나 와상 상태로 이어지는 결정적 계기가 됩니다.
2. 자가포식(Autophagy): 생존을 위한 역설적인 스스로의 파괴
자가포식은 본래 '세포 내 청소부' 역할을 하는 건강한 과정입니다. 하지만 영양 결핍이나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이 지속되면, 세포는 생존을 위해 스스로의 구성 성분을 파괴하여 에너지원으로 쓰기 시작합니다. 정상적인 범위를 넘어선 과도한 자가포식은 결국 멀쩡한 근육 세포까지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집에서 생활하시던 어르신이 2~3일간 식사를 거른 후 급격히 거동이 불가능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몸속에 저장된 에너지가 고갈되자, 우리 몸이 심장과 뇌 같은 필수 장기를 살리기 위해 팔다리의 근육을 '스스로 잡아먹어' 에너지로 전환한 것입니다. 화장실을 걸어가던 근력이 며칠 만에 사라지는 것은 세포 단위에서의 이러한 처절한 생존 투쟁이 낳은 결과입니다. 보호자들에게는 이 과정이 마치 '어르신의 생명 불꽃이 스스로를 태우는 과정'임을 설명하여 심리적 대비를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이화작용(Catabolism): '세우기'보다 빠른 '무너뜨리기'
우리 몸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동화작용'과 에너지를 분해하는 '이화작용'이 평형을 이뤄야 합니다. 그러나 고령의 환자나 중증 치매 환자의 경우, 질병의 스트레스로 인해 이화작용이 압도적으로 우세해집니다. 근육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혈당을 높이는 데 사용되고, 이 과정에서 근육량은 폭발적으로 줄어듭니다.
특히 침상에 누워 계신 기간이 길어질수록 '불용성 위축'과 이화작용이 겹치면서 체중 감소 속도는 가팔라집니다. 보호자분들이 목격하는 "하루가 다르게 살이 빠진다"는 느낌은 착각이 아닙니다. 이화작용이 극대화되면 우리 몸은 마치 비상계엄령이 내려진 국가처럼 모든 자원을 즉각적인 생존에만 쏟아붓고, 신체 구조를 유지하는 일은 뒷전으로 미룹니다. 이 단계에 접어들면 욕창의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고 배설 조절 능력도 상실되기에, 의료진의 세심한 피부 간호와 보호자의 정서적 지지가 동시에 필요합니다.
결론: 가족과 의료진이 함께 준비해야 할 순간
요양병원에서 경험하는 환자분들의 급격한 변화는 단순한 영양 부족의 결과가 아니라, 인체가 질병에 대항하거나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며 겪는 복잡한 대사적 결과물입니다. '악액질, 자가포식, 이화작용'에 대한 이해는 보호자들로 하여금 환자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고,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이 환자를 위해 진정으로 가치 있는 일인지 고민하게 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요양병원에서 환자분들을 돌보다 보면, 치매 때문에 자제분들 조차도 잊으셔서 자제분들이 오셨는데도, 누군지를 몰라서 "누구냐"라고 물어 보시 경우가 많은데, 직원인 제가 가면, 반가이 웃으시면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신다. "어머니, 제가 누구에요?"라고 물으면, "선생님 이잖아!"라고 답하시면, 기뻐서 눈물이 나려한다. 그런데 이렇게 정든 분들이 눈에 뛰게 야위어 가기 시작하시면, 슬퍼진다. 아! 또 헤어저야할 시간이 다가옴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 포스팅은 개인적인 경험과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정확한 진료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세요!
이 글이 요양병원 현장에서 환자를 돌보는 동료들과 가족분들에게 작은 이해의 창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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